국제

보호받는 동맹에 머무른 韓…트럼프 압박을 기회로 바꿀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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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백팔십이그램 작성일 26-08-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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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 지원 문제와 관련, 한국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이후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되고, 대북 반격연습과 대규모 야외훈련도 취소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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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두 사안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리고 호르무즈 군사지원 요청에 난색을 보인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프랑스와 독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동맹국도 군사적 참여에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직접 거명하며 주한미군의 역할까지 연결해 불만을 드러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동맹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동맹의 상호성’이라는 관점에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동맹의 본질은 ‘혜택’이 아니라 ‘위험의 공유’이다. 민주시민에게 자유만큼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필자는 한·호주 국방장관회담 당시 호주 국방부 관계자에게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 지상전력을 확보하는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그는 요지상 “미국과 영국이 참전하는 전쟁에 함께 가서 싸우기 위한 전력”이라고 설명했다. 호주 정부의 공식 입장은 아니지만, 동맹을 단순한 안보의 수혜가 아니라 필요할 때 함께 위험을 감수하는 관계로 보는 시각이 인상 깊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축소 지시는 대북 대화 재개를 위한 일시적 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한국이 북한 방어에 더 큰 책임을 지고, 주한미군은 중국 억제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역할이 재편되는 신호일 가능성도 살펴봐야 한다. 동시에 미국이 동맹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 안에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미국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동시에 북한과 러시아, 중동의 여러 위협에도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이 모든 지역의 방위를 지금처럼 떠맡는 데는 군사력과 재정 모두 한계가 있다.


그래서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2026년 미 국방전략은 본토와 서반구 방어를 우선하고, 인도·태평양에선 중국 억제에 힘을 집중하는 한편 동맹국에는 더 많은 방위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한반도에서도 한국이 북한 억제에 1차적 책임을 지고, 미국은 핵심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지원을 맡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미국은 주요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는 동맹국과 안보·통상·기술 공유·방산 등에서 더 깊은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방향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동맹의 핵심은 결국 ‘상호성’이다.


트럼프식 동맹관은 단순한 ‘거래’라기보다, 전략적 방향과 가치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위험과 부담까지 함께 나누는 국가와 안보·기술·경제 협력을 더 깊게 가져가는 ‘구조’다. 반대로 가치에는 동의하면서도 책임과 부담을 충분히 공유하지 않는다면 동맹은 가치와 신뢰보다 이해관계가 앞서는 거래적 관계로 변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 위험을 미국과 함께 부담할 것인가. 그리고 그 기여를 통해 어떤 한·미 동맹을 만들 것인가.


미국이 동맹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면, 주한미군의 역할과 한·미 동맹의 구조가 한국의 전략적 선택보다 미국의 필요 때문에 먼저 결정될 수도 있다.


특히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핵추진 잠수함 확보와 전작권 전환 역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과제다. 한국이 동맹에서 맡기로 한 역할과 책임을 실제로 감당할 수 있다는 신뢰가 중요한 이유다.


이제 한국도 미국의 요구가 나올 때 그때그때 찬반을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미국과 어떤 전략적 목표를 공유하고, 어떤 위험과 책임을 함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한국형 동맹 기여 원칙’을 선제적으로 정립해야 한다.